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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은행 대신 토스·카카오뱅크를 쓸까?

by 머니플로우지니 2025. 11. 26.

"은행 앱 하나만 깔아도 뭐가 이렇게 많지?" 시중은행 앱을 쓰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 각을 해봤을 겁니다. 28개나 되는 앱을 운영했던 국민은행이 '앱 지옥'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이 "너 토스 써?", "카뱅 통장 진짜 편해"라는 말을 자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가입자의 94%가 매달 접속할 정도로 압 도적인 이용률을 보이고 있고, 토스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하며 전통 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은행 창구 대신 스마트폰 화면으로 향하게 만들었을까요? 복잡한 금융을 단순하게 만든 이 두 플랫폼의 성공 비결과, 전통 은행들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토스·카카오뱅크가 주목받는 핵심 이유 - 압도적인 편리성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큰 무기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에 연결된 친구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송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토스는 '원클릭 결제 시스템'으로 복잡한 인증 절차를 최소화했습니다. 전통 은행 앱에서는 공인인증서 갱신, 보안카드 입력, 추가 인증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경험입니다. 실제로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시중은행 앱의 불만족 요소로 '송금이 불편 한 점(48%)'과 '거래 속도가 느린 점(31%)'이 꼽혔는데, 바로 이 지점을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공략한 것입니다.

모바일 최적화 설계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입니다. 토스뱅크는 은행을 '별도의 앱'으로 만들지 않고 기존 토스 앱 안에 뱅킹 탭 하나를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고객들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송금, 투자, 보험까지 모든 금융 활동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카카오뱅크 역시 26주 적금, 모임통장 같은 특화 상품들을 직관적인 UI로 제공하면서 은행 앱 활성 이용자 수 1위를 18개월 연속 유지했습니다. 이들은 고객이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이용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계좌 개설의 간편함은 혁명적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해 신분증을 제시하고, 서류를 작성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스마트폰 하나로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신분증 촬영과 얼굴 인식만으로 본인 확인이 끝나고, 5분이면 새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편리성은 특히 평일 낮 시간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1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사용자가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2. 전통 은행과 차별화된 수수료 혜택 전략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매력적인 특징 중 하나는 파격적인 수수료 면제 정책입니다. 시중은행들이 영업시간 이후 ATM 이용 시 500원에서 1,000원까지 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타행 이체 수수료와 ATM 출금 수수료를 대부분 면제해 줍니다. 카카오뱅크는 실적 조건 없이도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가 무료이고,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환전과 해외 결제, 해외 ATM 출금 수수료까지 면제한 외화통장을 출시하며 글로벌 금융 서비스까지 확장했습니다.

이런 수수료 면제 정책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혁신에서 나옵니다. 전통 은행들은 전국에 수백 개의 지점을 운영하며 막대한 인건비와 임대료를 지출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습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을 고객 혜택으로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토스뱅크는 심지어 초기에 '무조건 연 2% 금리'를 내 걸며 마케팅 비용을 금리로 투자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당시 상한선도 없었던 이 파격 조건은 역마진 문제로 지금은 조정되었지만, 초기 고객 확보에는 엄청난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비대면으로 여러 은행의 대출 상품을 비교하고,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인터넷 은행앱의 확보 고객 비율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토스는 월 확보고객 비율 51.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카카오뱅크는 36.4%를 기록하며 KB국민은행을 제쳤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앱의 이용률이 높아진 것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확대된 시기와 정확히 맞물려 있습니다. 복잡한 금융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금전적 이득을 주는 서비스가 결국 승리한 것입니다.

 

3. MZ세대를 사로잡은 카카오뱅크와 토스의 마케팅

카카오뱅크가 10대 청소년들에게 '인싸은행'으로 자리 잡은 데는 카카오뱅크 미니 (mini) 전략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만 14세 이상이면 부모님 동의 없이 발급받을 수 있는 이 선불카드는 일명 '인싸카드'로 불리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난 3년간 카카오뱅크의 10대 사용자는 52만명이 증가했는데, 이는 토스의 31만 명 증가보다 훨씬 많은 수치입니다. 어릴 때부터 카카오뱅크에 익숙해진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를 메인 은행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팬덤 문화를 겨냥한 '최애적금' 서비스까지 출시하며 MZ세대의 문화적 코드를 정확히 읽어내고 있습니다.

토스는 금융 슈퍼앱 전략으로 차별화했습니다.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토스는 금융 슈퍼앱 만족도 4.09점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송금(79%), 간편 결제 (59%), 소비 및 자산관리(43%) 기능을 한 앱에서 통합 제공하면서 '만보기', '세이프 박스', '10원 줍기' 같은 재미 요소까지 더했습니다. 비록 일부 사용자들은 "쓸데없는 기능이 너무 많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이런 게임화(gamification) 전략은 앱 접속 빈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특히 증권 계좌 개설의 경우 업계 전체에서 30%가량이 토스에서 발급될 정 도로, 젊은 투자자들에게는 토스가 거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셜미디어 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도 한몫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춘식이 캐릭터 체크카드는 출시와 동시에 SNS에서 화제가 되었고, 토스는 대중교통 이용 시 300원 캐시백을 제공하는 혜택으로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들은 딱딱한 금융 기관이 아니라 친근하고 트렌디한 브랜드로 인식되길 원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성공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카카오뱅크미니", "#토스체크카드" 같은 해시태그가 수만 개씩 달리는 것을 보면, 이들이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4. 전통 은행들의 반격과 인터넷은행의 과제

인터넷 전문은행의 약진에 위기를 느낀 시중은행들도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에 나섰습니다. KB국민은행은 28개나 되던 앱을 KB스타뱅킹으로 통합했고, 신한은행을 필두로 5대 시중은행이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뒤따라 수수료 면제에 동참하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가졌던 수수료 우위가 점차 약해지고 있습니다. 전통 은행들은 전국 네트워크와 오랜 신뢰도를 바탕으로 UI/UX를 개선하고, 비대면 계좌 개설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편 토스와 카카오뱅크도 수익성 확보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토스뱅크의 수수료 순수익은 올해 1분기 기준 158억원 순손실로 적자폭이 커졌고, 고객 유치를 위한 '제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용 부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ATM 수수료 면제 정책으로 인해 가입 고객이 늘수록 다른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함께 늘어나는 역설적 상황입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내 광고 사업을 시행하고, 신용카드·증권사와의 제휴를 확대하는 등 선제적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면서 1분기 수수료순수익 24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규제 이슈와 경영 리스크도 변수입니다. 토스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과도한 광고 노출 등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토스가 너무 많은 기능을 덧붙이면서 본래의 단순함을 잃었다"라고 지적합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정말 은행 업무에 최적화된 앱"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아직 전통 은행들의 자산 규모나 대출 여력을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4,401억원으로 일부 지방은행을 넘어선 것은 고무적이지만, 5대 시중은행과의 격차는 여전히 큽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의 승리가 아닙니다. 이들은 고객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했고, 그 답을 가장 빠르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제공했습니다. 복잡한 금융 용어 대신 쉬운 말로, 여러 단계의 인증 대신 한 번의 클릭으로, 높은 수수료 대신 혜택으로 고객을 대했습니다. 전통 은행들이 '우리가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고객이 어떤 경험을 원하는가'에서 출발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두 진영의 경쟁은 계속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결국 우리 같은 소비자들입니다.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하고, 더 똑똑한 금융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선의의 경쟁이 계속되길 기대해 봅니다.